아이들을 컴퓨터게임 속에서 평화롭게 꺼내오는 방법

컴퓨터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아이들

컴퓨터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생활 패턴이 망가진 아이를 꺼내오는 방법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조언들을 듣다보니, 게임을 가까이하던(?) 사람으로서 거리감이 느껴져 예전에 ‘인터넷윤리와 정보보호’에 대한 주제로 강의했던 내용을 간략히 추려 정리해 봅니다.

 

게임은 시간이 아니라 ‘미션’이 중심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어 집중하기 시작하는 아이를 앞에 두고,

“딱 한 시간만 하자~”

“밥먹어야 하니까, 6시 까지만 딱 하고 그만 해야해~ 약속하는 거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식탁을 차리면서,

“시간 다 되어 간다. 이제 그만해라”

“(버럭) 시간 넘었으니까, 그만해~!! 너 컴퓨터 끈다!”

익숙한 대화입니다. 처음은 평화로우나, 그 끝은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컴퓨터 게임의 경우에 특히 시간 약속을 아무리 해봤자, 제대로 지킬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약속을 지키고 싶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게임에 몰입한 아이가 느끼는 시간은 인터스텔라에 가까이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엄마가 살고 있는 지구(?)의 1시간이, 아이들의 게임스텔라(?) 공간에서는 10분 밖에 흐르지 않은 겁니다.

TV에 나오는 아동교육전문가의 컨설팅을 보면 ‘시간’을 정해서 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기다보면 시간보다 미션(목표)을 중심으로 했을 때, 더 통제하기 편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케이드와 전략게임의 경우에는 한 판, 두 판(스테이지)이 미션이고,

롤플레잉게임(RPG)류는 성장(레벨업)이나 도전과제(퀘스트)가 미션이 됩니다.

스마트폰 게임의 아케이드들은 점수(스코어)를 갱신하는 것이 중요한 미션입니다.

아이들과 약속을 정할 때, 시간이 아니라

세 판만 하기

레벨 1개만 더 올리기

다음 퀘스트까지만 진행하기

최고 기록 두 번 더 달성하기

다만, 미션을 중심으로 게임할 시간을 정하더라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루 일정을 명확히 지킬 수 있도록 시간의 개념은 확실히 잡는 것이 좋기 때문에

  1. 게임은 최대 몇 시간 동안 (or 몇 시까지) 하는 것으로 정하되,
  2. 시간이 넘어갈 것 같으면 미리 예상하여 스테이지 도전을 중지하고,
  3. 예상이 빗나가 넘겨야 한다면, 레드존을 정해 최대 몇 분을 초과하지 않도록 미리 정하고,
  4. 1분 초과된 만큼 10회 줄넘기를 하는 등의 신체활동으로 뇌를 자극하는 벌칙을 수행해야 합니다.
  5. 혹시나 부모의 관심이 소홀해진 틈에, 무의식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면,
    다음 일정을 수정하고 이후 계획을 스스로 재구성하여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가 게임을 알아야…

게임 내 미션을 중심으로 아이들과 약속을 좀 더 진정성 있게 세우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들과 게임에 대해 충분히 대화해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게임을 직접 해본다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1. 게임 콘텐츠를 이해하여 아이에게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고 해가 될지 살펴보는 기회.
  2. 함께 살펴보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는 기회로서의 의미.
  3. 약속이나 규율을 정할 때, 부모와 아이 사이에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됨.
아이들이 가상의 세계 속에서

새롭고 신기한 미션(퀘스트)이 시나리오 속에서 무한히 제시되고,

내가 극복해야하는 강력한 몬스터와 미로 같은 던전이 끊임 없이 주어지고,

어마어마한 넓이의 지도를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면서 자유로움도 느끼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강력한 무기와 힘과 환상적인 마법을 마음껏 구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요소입니까?

아이들 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이런 매력에 쉽게 빠지게 되어, 시작이 어렵지 한 번 발들이면 벗어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어른들은 직장이라는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아야 한다지만, 아이들의 사회생활이라는게 ‘놀이’가 전부인지라 지나치게 몰입하다보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기 쉽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내가 게임을 직접 해볼 엄두가 나지 않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출퇴근길에 Youtube 를 한 번 찾아보면 게임 전문가(?)가 자세히 설명해주는 영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을 권장하자면, 주말에 시간내어 아이와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이와 함께 게임을 살펴보며 대화하고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관련된 강의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의 종류와 시나리오를 간단히 설명해 드리고,

폭력성이 발생하는 부분과 아이들에게 유해한 요소를 말씀드리고 나서,

시간이 흐르고 다시 강의를 이어갈 때 부모님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아이가 즐기는 게임을 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화를 끌어내기가 훨씬 수월했고,

부정적인 부분을 아이와 (짧게 나마) 대화한 덕분에 어느 정도 자제시킬 수 있었다

라고 하시더군요. 아이들은 원래 어른보다 이해심이 많고, 생각이 유연하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교육적인 콘텐츠 요소

컴퓨터 게임, 특히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

아바타가 가상 세계의 내가 되어,

흥미진진한 시나리오가 무한히 제시되고,

나와 겨뤄야하는 몬스터와 새로운 장소가 끊임 없이 주어지고,

어마어마한 넓이의 지도를 뛰어다니고, 동물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자유로움도 느끼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강력한 힘과 환상적인 마법을 마음껏 구사한다는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입니까?

 

대부분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정해진 시나리오의 반복입니다.

  1. (주변 인물로부터 어떤 퀘스트를 받아) 던전이라고 하는 몬스터가 출몰하는 지역에
  2. 다른 온라인 사용자들과 팀을 만들어 여럿이 들어가서
  3. 퀘스트에서 요구한 강력한 몬스터들을 죽이고
  4. 때로는, 힘을 과시하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지역의 모든 몬스터를 학살하여
  5. 시원하게(?) 퀘스트를 완수하면,
  6. 특수한 아이템이나 성장(레벨업)할 수 있는 경험치를 보상으로 받는 과정의 반복

때로는

  1. 몬스터를 죽여 빼앗거나,
  2. 채광하여 얻은 여러 종류의 재료를 모아,
  3. 마법과 스킬을 더해 특수한 아이템을 생산하고
  4. 가상의 장터에 내 놓아 팔고 가상의 돈을 버는 경제활동

을 즐기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이 또한 초반에는 전투를 통해 기본 능력을 키워야만 가상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템, 경험치, 가상화폐

이런 과정에서 아이템경험치는 게임을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중독적인 요소가 되어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시간과 ‘문상’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문상; 문화상품권, 학교와 학원에서 상품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을 이용해 온라인 아이템을 구입하는 일이 빈번하다. 상장에는 상품명이 씌여 있지 않으므로, 부모는 종이 상장만 달랑 받아보게 된다.)

게임 콘텐츠 속 가상현실을 현실로 끌어내어 아래의 질문을 던져 봅니다.

(문제1) 몬스터가 흉악하게 생겼다고 해서 과연 악이라 할 수 있는가?

(문제2) 몬스터들이 모여사는 마을도 따지고 보면, 인간들의 마을과 다름 없지 않은가?

(문제3) 퀘스트를 위해 몬스터의 마을에 침입하여 마구잡이로 죽이는 것에 대해서 몬스터들이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이 나에 대한 공격인가?

(문제4) 나보다 강력한 몬스터들을 죽이기 위해서, 내가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한 목적이 과연 윤리적인가?

(문제5) 입장을 바꾸어서 보면,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다른 몬스터들은 무고하게 희생되어도 괜찮은가? (현실세계에서 나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도 좋은가?)

(문제6) 죽으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살아나는 몬스터들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렸다가 반복해서 죽이는 과정 속에서,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되지는 않을까?

게임 제작사들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인 목적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달콤한 유혹을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아이들과도 분명히 이런 문제에 대해 아이들과 생각해보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려다 보면, 몇몇 아이는 순간적으로 게임의 일부가 되어 흥분 상태로 들어가 왁자지껄 자기 캐릭터의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 끝나갈 무렵에 무언가 이상하다(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고, 일부 아이들은 흥미를 잃었다고 하는 경우도 봅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충분히 잘 판단하고 더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보는 TV 만화 영화에도 이런 선악구도와 대결이 흔히 구성되어 있지만, 컴퓨터 게임이라는 것은 TV와 달리 인터랙티브(상호작용)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판단하여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고 이를 반복하는 것에서 더 큰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비교육적인 간접 요소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여러 사용자들이 협력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

아이들은 연결된 상대방을 ‘내 친구’, ‘사용자’, ‘사람’이 아니라,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컴퓨터’, ‘아바타’, ‘인공지능’, ‘가상인물’ 등 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런 착각이 게임 내에서 대화를 주고 받을 때,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를 상대한다고 착각하게 되면서 평소(현실세계에서)에 하지 않던 행동을 망설임 없이 저지르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대하면, 기분 나빠도 웃으며 넘기고, 험한 말도 섣불리 못하는 아이가 키보드와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무개념의 용맹한 키보드워리어(?)로 변신하여 날리는 ‘욕설’과 ‘비방’ 행동 자체가 비교육적인 간접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가상세계 속에서 자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인데,

사이버 머니와 게임 아이템은 동네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 듯 실물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감을 잃고 쉽게 판단하여 구매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템 구입에 용돈을 몽땅 써버리고, 더 많은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용돈을 필요로 하게 되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상당히 많습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다거나, 상품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을 아이템으로 교환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실대로 전달하는 대화법

컴퓨터에 지나치게 몰입한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생활 습관이 잘못 형성되게 마련입니다. 고착화되면 부모와의 심리적 갈등이 여기부터 시작됩니다.

컴퓨터 게임은 내가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아바타(혹은 컴퓨터)에게 끊임없이 명령을 내리면서 성취감을 맛보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아이가 신(god)이 되어 가상의 세계에서 명령하고, 즐기고 있는 상태에서 부모가 ‘컴퓨터 게임을 멈추라’고 아이에게 명령한다면, 과연 게임이 주는 자극을 순간적으로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대화 불능 상태가 되는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1. 아이가 게임에 몰입하여 약속된 시간을 넘기게 되었을 때, 그만하라 명령하지 마시고 약속된 시각에서 몇 분 초과 되었음을 ‘통보’하면 됩니다.
  2. 통보는 미리 약속된 횟수 만큼 냉정하고 (잔소리 없이) 명료하게 알려주기만 하고, 해당 횟수가 초과되었을 때는 정해진 액션을 취하시면 됩니다. (스피커의 소리를 끈다거나하는 평화적인 방법) 그 뒤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는 함께 정한 규칙대로 한 것이라는 정도만 ‘답변’하시면 됩니다.
  3. 초과된 시간만큼 신체 발달 수준에 맞는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 등의 다른 두뇌자극 활동으로 확실히 초기화 시켜야 다음에 게임을 할 수 있음이 함께 들어가야합니다.
  4. 게임을 마치고 난 뒤에는 아이의 입으로 오늘 게임 내용 중 기억나는 부분, 시간이 초과된 이유, 두뇌자극 활동, 이후에 해야할 스케쥴 등을 직접 차례대로 말하도록 하시는게 좋습니다.
  5. 부모는 흥미롭게 들어주고, 현재 감정상태를 확인하고, 지금 시각이나 다음 스케쥴을 주지시켜 주는 정도로 끝내시면 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게임이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 중 하나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돌아온 아이에게 대하듯이 하면 되는 겁니다.

 

주변환경과 준비단계

규칙을 어겼다 하더라도, 앞서 말씀드린대로 신(god)이 되어 게임 세상을 다스리다가 다시 인간이 되어 돌아온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는 건 아무래도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습니다. 예방이 최선인데 그러기 위해서 사소한 환경적인 요소를 이용하시는게 좋습니다.

  1. 컴퓨터는 가급적 거실에 두는게 좋지만 방에 두어야한다면 문을 열어놓고,
  2. 컴퓨터를 켜서 무엇을 할지 부모나 형제에게 미리 말하고 나서 시작,
  3. 손쉽게 설정할 수 있는 시끄러운 애그 타이머(스마트폰 알람)를 미리 맞춰 놓고,
  4. 모니터 바로 아래에 한 눈에 들어오는 LED 디지털 시계를 두는

것과 같은 컴퓨터 주변의 기본 환경을 설정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초과된 뒤에는 스피커를 끄고,

이어폰을 빼도록 하는 단순한 약속만으로도

게임에 대한 흥미도가 급격히 반감되어서, 현실로 데려오기 쉽습니다.

 

최근들어,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각종 스마트폰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게임제작과 KODU 프로젝트

컴퓨터 게임

컴퓨터게임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서 무엇하리. 모바일 기기로 즐기는 성난새angrybird나 애들팡anipang과 같은 게임도 컴퓨터 게임이다. 오래되지 않은 과거만 하더라도 컴퓨터게임(이하 게임)은 애들이나 즐기는 것이라며 무시하던 시기가 있었다.

신경망 알고리즘

사실 컴퓨터게임의 역사는 컴퓨터 탄생의 역사와 맞먹는다고 볼 수 있다. 핑퐁pingpong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다이얼이 유일한 컨트롤러이고, 사용자와 컴퓨터가 벽 또는 라켓을 맞고 튄 공을 뒤로 빠지지 않도록 받아 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단순히 레벨이 올라가면 점점 컴퓨터 라켓의 속도가 빨라지는 단순한 알고리즘부터, ‘신경망’을 이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기도 한다.

신경망을 이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처음 한동안은 잘못 프로그래밍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바보같이 움직인다. 가만히 서있다가 스코어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공 쪽을 이동하고 직선으로 튀어오는 공만 받을 수 있다가 벽에 맞아 튀는 공도 받아 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게임의 결과는 굳이 꺼내지 않겠다. 내가 만든 코드에 감탄하면서도 승부에 집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게임 중독

최근의 게임들은 기막힌 시나리오와 함께 고성능, 소형화된 개인용컴퓨터의 발달로 실사와 유사한 3차원 화면과 영화같이 화려한 액션이 가미되어,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제작되고 있다.

내가 봐도 멋진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특히나 요새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또 쉽게 빠져든다. 컨텐츠의 우수함도 한 몫 하겠지만, 사회적인 문제도 크다. 함께 놀 친구도 (학원가서) 없고, 부모님도 맞벌이 나가시고, 형제도 없는 상황에서 TV와 곰인형, 컴퓨터와 친구가 될 수 밖에…

나이, 학년, 학력의 수준과 상관없이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그래밍이 어려워서가 아니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동기부여’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넘어야 할 산이 좀 더 많을 수 있겠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동기부여를 하면 어떨까? 즐기는 게임을 벗어나 만들어 보는 게임이다.

RPG2000

한 때, RPG2000 이라는 롤플레잉게임RPG 제작 도구를 통해 프로그래밍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1. 유료SW이기 때문에, 라이센스를 구입해 컴퓨터실에 설치하기 곤란했고,
  2. 시나리오가 없으면 제작의 의미가 없었고,
  3. 심지어 바닥과 벽의 타일을 깔아서 배경을 만들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렸고,
  4. 배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점에서, 학생들과 교실에서 수업하려면

  1. 가능하면 무료로 교실과 가정에 보급이 가능해야 하고,
  2. 배우는 시간이 짧아야 하며,
  3.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인터페이스가 제공해야 하고,
  4. 즉각적인 수정과 재프로그래밍으로 재미를 높여야 한다.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의 의미로도 RPG보다는 한 판짜리 아케이드 게임이 더 잘 어울린다.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오류를 찾아내고 조금 더 재미있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껴야 발전 속도가 빨라지게 마련이니까.

KODU Project

모든 것을 만족시킬 Microsft사의 프로젝트. KODU Project http://fuse.microsoft.com/page/kodu 를 소개한다.

banners-kodu

(게임에서 흔히 사용되는) 몇 가지의 필수 영단어들 – Load, Save, Mouse, Click, Left, Right 수준? – 을 알고 있거나, 영단어가 어렵다면 아이콘의 의미 정도는 알아낼 수 있을 정도의 상식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원하는 아케이드를 제작할 수 있다.

더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은 2차원 상의 아케이드 게임이 아닌, 3차원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KODU의 놀라운 점들을 정리해 보면,

  1. 키보드를 이용하는 복잡한 스크립트script 언어대신에, 조건문에 맞는 아이콘의 선택과 배열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Xbox 컨트롤러가 있다면 조금 더 게임을 즐기기 편하다.
  2. 별도의 랜더링이나 제작 과정에서 즉각적으로 수정하고 반영할 수 있다.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우며 논리오류를 발생시킬 여지가 적으며 확실하다.
  3. 변수/상수/분기/반복/조건문을 모르더라도 생각 자체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구상하고 – 예상하고 – 제작하고 – 즐기고 – 고칠점을 찾고 – 다시 예상하고 – 제작하고 – 즐기는 반복이다.
  4. 놀이다. 그 자체로 동기부여와 친구간의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의견의 뒷켠에는 ‘KODU’와 프로그래밍과의 연관성은 인정하지만, 그 과정이 ‘교육적’인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마련이다. 질문자가 바라는 잘 디자인된 유의미한 활동의 ‘학교 안 교육’도 있겠지만, 학생들이 자발적 동기로 경험하는 활동 자체가 ‘학교 밖 교육’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라고 반문할 수 있지 않을까?

‘학교 안 교육’이라는 의미는 ‘잘 짜여진’ 교육과정과 교육 시스템, 교사에 의해 제공되거나 의도된 활동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서비스’를 통칭한 것이다. 사교육도 마찬가지… 그 이외에 학생의 개인적, 사회적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학교 밖 교육’이라고 해보았다.

실제로 80분 수업에서 학생들의 KODU 학습 속도는 무척 빨랐다. KODU 안내 동영상을 같이 시청하면서 다른 영상을 보는 방법을 설명해주니 금새 따라하기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시도해본 적 없는) 2인용 게임까지 만들어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ASDW키와 화살표방향키를 이용한 슈팅게임)

Installing Kodu video

KODU Install

First Game tutorial

KODU First Game

일부 학생들은 게임과 액션 자체에 흥미가 부족해 다른 친구의 작품을 ‘즐기는’ 정도에 머무르긴 했지만, 이렇게 친구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학습한 것을 활동 결과로 평가하였다.

아쉬운 점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1. 친구간에 결과물을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공유해 즐길 수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2. 아니면, 게임을 패키징하여 친구와 주고받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좋겠고,
  3. 저학년을 위해 한글화를 지원했으면… (그저 바램일 뿐일 수도… 필수 라이브러리인 XNA의 Unicode Font 처리 문제가 있어서… 불가능해 보인다… 뚱뚱한 OpenGL이나 DirectX로 다시 탄생하면 모를까…)
  4. 게임의 시작과 종료에 실제 판매하는 게임처럼 멋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정도?

어떤 분야든 한 번쯤 ‘제대로 미쳐’보면, 다른 학문과도 쉽게 통한다고 한다. KODU는 한 번쯤 중독되어도 좋다고 본다.

– 추후 프로그래밍 이야기에서 KODU의 프로그래밍 요소를 추출하여볼까 한다. 이번엔 소개만~ ^^

 

맥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