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요.

< 빗자루로 바닥 쓸기 >

아이들이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시면, 빗자루를 반대로 쥐거나 눈에 보이는 휴지만 군데군데 쓸고 끝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흙먼지가 있는 공간도 빗자루로 쓸어내야 교실이 깨끗해 집니다. 수학적으로(?) 보자면, 빗자루 질은 넓은 평면을 가장 효율적으로 색칠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청소하시나요?”

아이들과 모두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볼만한 과제입니다.

 

< 자루걸레로 바닥 닦기 >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난 뒤에는, 자루걸레로 바닥을 닦습니다. 넓은 면적을 물로 색칠하는 놀이 같지만, 빗자루가 쓸어내지 못한 먼지를 닦아내는 과정이고, 얼룩을 지워야 하는 과제입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슥 슥 붓으로 칠하듯이 물을 바르고는 끝냅니다.

 

< 손걸레로 책상 닦기 >

손걸레를 구깃구깃 구겨서 주먹으로 움켜쥔 다음 두어번 동그라미를 그린 뒤, 다시 빨러 갑니다. 손에 맞게 접어 닦고, 다시 개어서 반대편으로 닦고, 뒤집어 닦으면 교실 전체의 책상을 닦을 수 있지만, 걸레를 꼭 짤 힘도 없어 물 뚝뚝 흘리면서 서너 번 왔다갔다 합니다. 힘들어 하죠. 걸레를 접어 닦다보면 어떤 수학적 생각이 떠오를까요?

 

< 준비물 옮기기 >

간혹 개수가 많은 준비물을 옮겨야 하거나 쌓을 때가 있습니다. 개미처럼 한 사람이 들 수 있는 양을 들어 왕복하며 옮길 수도 있겠지만, 서로 오가면서 부딪히고 장난하고 참여하지 않고 무거우니 조금씩 들고 왔다갔다 하다보면, 티격태격하기 일쑤죠. 이럴 땐, 서로 간격을 두고 서서 옆 사람에게 옮겨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몇 명이 필요할지, 얼마의 간격으로 서야할지 고민해 볼 수 있을테구요.

 

이 밖에도 분리수거, 분류하여 정돈하기 등 어떤 사소한 활동이라도 시작하기 전에 짧은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방법을 생각해 보면, 의외로 답을 금방 찾아내고, 서로 배우고 깨달아서 매우 즐겁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분업의 개념과 순서, 효율성 모두를 수업시간 밖에서 체득하게 되는 훌륭한 활동이 됩니다.

청소는 벌이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

교실청소가 벌?

어릴 적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벌이 ‘교실청소’ 였습니다. 시험을 잘 보지 못했거나 숙제를 안해온 친구들은 수업 후에 남아 교실을 청소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운동장에서는 먼저 나간 친구들이 뛰어 놀고 있고…

한마디로, ‘청소’는 벌이 아니라 누구든 당연히 해야 할 공동체 활동입니다.

사용한 물건을 제 자리에 정리하고, 나로 인해 더럽혀진 곳은 내가 깨끗이 닦아 놓는 교육만큼 책임감과 공동체의식을 길러주는 활동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내가 소홀히 하면 다른 친구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 또한 매우 멋진 경험이지 않을까요?

물론, 교실을 지저분하게 어지럽힌 아이에게 벌은 당연히 청소가 되겠죠. 성취도가 낮거나 숙제를 못했다는 이유로 청소는 결코 벌이 될 수 없습니다.

청소를 못하는 아이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우리 모두가 함께 사용할 공간의 의미로 아이들과 청소를 함께 합니다. 다 같이 모여서 바닥도 쓸고, 손걸레로 책상과 가구를 닦기도 하고, 운동장에 나가 우리 반 청소 구역을 정리하곤 하는데, 해가 갈 수록 놀라운 것은 바닥 빗자루질과 걸레질을 할 줄 아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 빗자루질은 휴지조각 말고도 바닥의 보이지 않는 흙먼지까지 모두 쓸어내야 함.
  • 교실 앞에서 뒤로, 중앙에서 바깥으로 빈 곳 없이(쓰레기나 먼지가 보이지 않더라도) 쓸어내고 벽에서 모아 쓰레받이로 담기.
  • 빗자루는 바르게 잡고 빗자루 솔이 바닥에 평평하게 맞닿아 넓게 쓸어야 함. (의외로 반대로 잡고 쓸어내는 친구들이…)
  • 대걸레는 고인 물에 걸레를 자루로 꾹꾹 눌러 두 번 빨아 헹구고, 발로 밟아 물을 짜내야 함.
  • 대걸레는 바닥을 쓸고 난 뒤에 흔적과 남은 먼지를 지우는 것이지 물을 바르는게 아니므로 힘주어 밀어 닦아내야 함.
  • 손걸레는 세 번 접어서 한 면씩 8면으로 고르게 닦아야 손에도 잘 맞고 깨끗하게 닦을 수 있음.

뭐, 이런 방법들이 있잖아요?

이런 방법들을 아주 어린 시절에 배우지 않으면, 언제 배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 청소라는 벌을 피한다고 해서 평생 청소하지 않는건 아니죠. 자기방, 집, 사무실, 공동시설 등 어디든 내가 봉사하고 힘을 쓸 수 있어야 하지 않을지.

벌과 벌이 아닌 것?

실수와 노력했지만 완수하지 못한 것은 벌을 받을 이유가 없겠죠. 기회를 한 번 더 주면 되는 일입니다. 실수가 연속되어 발생하는 잘못과 일부러 해오지 않는 경우가 벌을 부르는 태도입니다.

  • 청소 – 교실을 더럽히거나 어지럽혔을 때에만…
  • 글씨쓰기 – 글씨를 대충써서 자신도 읽지 못할 정도로 성의가 부족할 때…
  • 일기쓰기 – 당연히 써야 하는 것이니 벌이 될 수 없죠.
  • 사탕사오기 –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사탕을 사와야 하는거죠? 벌이 될 수 없습니다.
  • 자아비판문(반성문?) – 반성이라는 것은 돌이켜서 생각해 보는 것을 말하죠. 돌이켜 생각해서 표현(말)해보고 사과의 의미로 다른 아이에게 편지를 쓴다거나 하는 순화된 활동으로의 유도 없이, 그저 죄송합니다/잘못했습니다를 반복해서 쓰도록 하는 반성문은 아무런 교육적 의미가 없습니다.
  • 기합- 손들고 서 있기, 무릎꿇고 앉아있기는 신체적 고통보다 모욕감이 더 크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한 대 맞는게 나을 정도죠. 벌이 아닙니다.
  • 체력단련 – 무언가를 완수하지 못하는 것은 인내심과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신체적인 발달 불균형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평소에 운동하기 싫어하면서 나태한 친구라면, 50m 전력질주로 기록을 깨도록 하는 (진짜) 체력단련이나 우리 반이 정한 3종 경기 코스를 제한 시간 내에 완주하도록 해서 성취감과 신체 발달을 꾀할 수는 있겠습니다. (윗몸일으키기 20회 + 팔굽혀펴기 10회 + 50m 전력질주 = 기록)

아이들이 벌을 받아야 할 이유가 얼마나 있을까요? ^^;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벌이라는게 존재할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럼,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이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