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선생님과 자상한 부모의 ‘표정 관리하기’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나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는데(믿거나 말거나), 그 중 대표적인 키워드 하나를 들자면 ‘친절한’ 선생님이었다. 허투루 군것질 거리를 베푸는(?) 법도 없었고, 꽤나 고지식한 편이라 아이들에게는 다소 엄격한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복도에서 마주친 저학년 꼬맹이들도 ‘친절한’ 선생님이라 하니, 이쯤 되면 나름의 요령은 있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이 들어 하나 둘 되는대로 꺼내 정리해 보려 한다.

 

< 친절한 선생님과 자상한 부모의 ‘표정 관리하기’ >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신뢰라 하던데, 그 중에서 표정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 전달 방법이다. 아이들은 어른과 눈 마주치기를 좋아하고, 어떤 어른보다도 빠르게 표정을 읽을 수 있다. 표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아이들과의 대화 절반은 끝난 셈이라고나 할까?

셀카 예쁘게 찍는 방법 중에, 위에서 아래로 찍는 얼짱각도라는 것이 있던가?

우리 아이들은 항상 낮은 곳에 서 있기에, 높이 고개를 들어 교사와 부모를 바라보게 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상태로 어떻게 표정을 편안하게 지을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어른을 볼 때, 대부분 어렵게 보일 것이 분명하다.

 

얼짱각도는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라는 이야기는 ‘광고’에서 카피로 쓰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자동으로 튀어나와야 하는 기본자세다.

  • 아이를 번쩍 들어 높은 의자에 앉히거나,
  • 의자에 앉도록 손으로 안내하거나,
  • 내가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지나가는 아이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더라도 표정관리는 필수다. 눈은 꼭 마주쳐야 하지만,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상황일 땐, 손이라도 흔들어 보이거나, 반갑게 이름이나 별명을 불러줘야 한다.

CSI(1x09) Unfriendly Skies[(035510)2015-11-11-15-07-06]
CSI라스베가스 시즌1 에피소드9 Unfriendly Skies 의 짐브래스 경감의 대화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표정과 대화와 행동이라는 요소를 항상 염두해두고, 하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다른 부분을 통해 보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게 좋다.

 

마음과 일치시켜야

더욱이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표정의 의미와 대화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절대로 신뢰하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나는 좋은 엄마니까’ 하면서, TV에 나왔던 유명한 아동심리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속으로는 화를 억누르고, 겉으로는 온화한 표정을 지으려 애쓰다 보면, 아이에게 금새 들통날 수 밖에 없다.

이미 들통나 버렸다면, 다음 단계를 모두 떠나 신뢰가 일단 무너진 상태가 된다. 차라리 화가 났으면 화가 난 표정을 짓는게 옳다. 억지 웃음, 억지 친절로 아이를 대하는 것? 백이면 백, 무조건 실패다.

 

아이들에게는 표정도 강력한 언어

그냥, 평소에도 항상 웃는 표정을 짓자. 웃는 표정이 아니라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으면 다들 좋게 본다. 모니터에 명함만한 거울 붙여놓고 연습을 하거나, 그게 귀찮으면 항상 즐거운 생각을 하면 되지 않을까? 화장이 아무리 예뻐도 심술 표정이면 말짱 꽝이다. (화장으로 심술 표정을 덮는 방법도 있나?)

집안에 일이 있거나 상황이 곤란해 근심 표정을 짓을 수 밖에 없더라도 아이를 쳐다볼 땐 미소를 지어야 한다. 이미 아이는 근심표정의 옆모습만 보고 걱정이 전염된 상태인데, 아이를 볼 때 웃음을 지으면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다.

역시 주의할 점은, 아이를 볼 땐 마음 속에 근심을 순간적으로 잊은 상태로 마음과 표정이 일치하게 미소를 지어야 한다.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새기면서…

교사이고, 부모라면! 아이를 대할 때, 이 정도의 마인드 컨트롤은 소양이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연습해서 극복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소양이다.

아이의 실수에 대해 불같이 화난 표정을 짓는 것 자체가 이미 한 차례 아이들을 꾸지람한 셈이다. 더하고 뺄 것도 없다. 이럴 땐, 그냥 아이가 혼자 생각할 정도 잠깐의 침묵이면 충분하다.

침묵의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 할 일이 있다. 표정으로 알아듣고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는 아이에게 꾸중까지 쏘아 붙이는 것이 과연 효과를 낼 것인지를 침묵이 유지되는 동안 자신에게 되물어 보아야 한다.

꾸중이 더 필요한 경우라고 판단이 된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꾸중은 이미 표정과 침묵으로 끝났다.

이제 대화로 정리할 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정리하면 끝이다. 정리가 끝났으면 표정은 다시 원래대로 돌리면 된다. 화난 표정을 유지하면서,  ‘그럼 이제 됐어’라며 끝내는 것? 마음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는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표정관리는 마인드컨트롤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교육? 코딩교육? 컴퓨터사이언스교육?

소프트웨어교육, 코딩교육이 이야기되고 컴퓨터사이언스적인 사고를 기르기 위해 가르치겠다는 강한 의지가 감동의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아이들은 적어도 나같은 컴맹이 되지 않도록 훌륭한 기회를 얻게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하지만, 여러 관련자료들을 찾아보이도 다들 빼놓고 있는 부분이 있는듯 싶어, 부족하나마 내가 교실에서 활동한 경험을 열어보려 한다.

컴퓨터와 인간

컴퓨터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만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소프트웨어의 특성도 그렇고, 하드웨어적인 동작 또한 그렇다. 이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근본 원리는 사람이고, 아이들은 이런 근본 원리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면서 개념을 적용하여야 한다.

#define

* 신체 활동과 규칙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고, 제대로 기록하고…

컴퓨터의 연산장치와 입출력장치, 저장장치는 인간의 신체기관과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의 눈과 귀와 뇌와 입과 신체가 정확히 인지되고 동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의 말과 행동, 아이들의 말과 행동, 서로간의 생각 교환을 위한 간단한 규칙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즉흥적인 명령에 따라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도 교사 스스로 컴퓨터사이언스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 #define 생각 없는 말하기 습관  NULL
  • #define 경청할 때 끄적 메모 습관  true
  • #define 교사와 눈 마주치기 습관  true
  • #define 외치지 말고 가까이 다가서서 이야기하기 습관  true
  • #define 물건(쓰레기) 던지는 습관  false

이런 바른 신체활동을 정의하는 규칙들은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돕는 역할을 한다.

* 상호작용 네트워크의 연결

먼저 주의 집중과 동기부여, 생각의 다양화, 표현의 풍부화, 학습과정과 결과의 기록이 모두 갖추어질 수 있는 교실 환경이 준비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겠고, 상호작용 네트워크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교사와 아이들, 아이들과 아이들간의 다양한 협력 활동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 배우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사전 학습한 단순 암기 습관을 탈피해야 하고,
  • 이를 위해 교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발문도 풍부해야 하고,
  • 아이들의 창의적 활동을 존중하여 동일 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 필기 습관과 다양한 기교재를 활용한 개인의 포트폴리오가 꾸준히 누적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습 활동에 대해 ‘꼭 해야 하나? 안해도 되겠지?’ 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 배움은 당연히 해야하는 활동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에만 의문을 갖도록 하는 컴퓨터 사고적(?) 학습 습관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교사와 아이들, 아이들과 아이들간의 문제 해결 과정 속에서 상호작용 네트워크는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끊임없는 토의와 토론 활동 속에서 포트를 통한 장치와 장치간의 통신과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프로토콜의 개념이 형성될 것이다.

Sequence

* 생활습관이 곧 순차처리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 자체가 프로그래밍의 기본인 순차처리다. 컴퓨터프로그래밍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람들 중에 왜 하필 프로그래밍이어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그저 ‘프로그래밍(코딩)을 배우고 나면 그게 나중에 어딘가 쓰이겠지’라는 생각은 올바른 교육적인 판단이 아니다. 그런 생각은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어떻게 되겠지, 나중에 쓰이겠지, 그렇지만 일단 해둬’ 이런 바탕에서 ‘그러니까 공부해야 해’라는 건, 세 살 짜리 아이에게도 통하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미리 생각해 일기장에 기록하고 실천하도록 하였다. 프로그래밍의 순차 처리(시퀀스)도 결국 가장 합리적인 타임라인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 하루 일과를 미리 생각해서 적어도 1-6교시 배울 과목(+ 단원, 목표)을 미리 계획하고
  •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과들에 대해 미리 예상해서 일기장에 기록하는 활동과
  • 계획한 일에 대해 실천여부를 표시하도록 하였다.
  • 도움을 주기 위해 플래너 용지를 만들어 사용했고, 일기장에 부착하게 하였다.

아이들에게 시간관리라는 것을 익히게 하는게 너무 이른 것 아니냐 하실 수 있겠다. 그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저 선생님이 앉으라면 자리에 앉고, 펴라면 펴고, 나가라면 나가고, 먹으라면 먹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과 코딩 이전에 몸으로 순차처리를 경험하게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나면 생활 습관이 순차적이 될 것이다? 어른도 그렇게 변화하기 어렵지 않을까…)

* 글쓰기의 중요성

낱말 < 문장 < 문단 < 장(챕터) < 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글의 레벨이다. 낱말부터 시작해서 모이고 모이면 결국 글이 완성된다. 프로그래밍은 글을 쓰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고, 형태 또한 글과 같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컴퓨터의 모든 부분들은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그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굳이 외계 기술처럼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컴맹이 되기 전에는 코딩하기 전에 간단히 소설을 한 편 썼다. 프로그래밍 세상을 베이직과 순서도가 장악하던 시절이었지만, 난 그냥 꿋꿋하게 글로 적었다. 학교 수업 때문에 워드프로세서(에디터)로 입력할 여건이 안되면, 틈나는대로 공책에 낙서처럼 기록하고 수학공식도 찾아서 미리 적고 풀어보는 등 생각을 글로 정리한 다음에 코드로 옮겼었다. 일종의 프로그래밍 스케치(?)인데… 예를들면,

  1. 타이머가 알람을 울려야 할 시각을 입력받아서 (1시간 30분)
  2. 지금 시각을 유닉스타임으로 받아서 (1시간 30분) 후의 시각을 설정해 변수에 담고,
  3. 만약, (1시간 30분) 후의 변수와 지금 시각과 비교하여 같다면
  4. { 시각을 라벨박스에 표시하고 빈 문자와 현재 시각을 0.5초 간격으로 반복하여 반짝반짝 효과를 준 뒤
  5.    알람음을 발생시키는데,
  6.    0.01초마다 키 입력을 기다려서
  7.       만약, ESC키가 눌리면 알람음을 멈추고 종료
  8.       그렇지 않다면, 알람음 재생으로 반복  }
  9. 그렇지 않다면, // (1시간 30분) 후의 시각 변수와 지금 시각과 비교하여 같지 않다면
  10. 지금 시각과 비교하는 곳으로 돌아가기

이렇게까지 세련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나만의 글로 열심히 적었었다. 스케치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멋진 그림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컴파일러의 수준에 따라 현재 시스템 시각을 받아오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필요하고, 1시간 30분 후라는 시각을 계산해 내는 것도 의외로 귀찮은 일이고, 키 인터럽트도 제어해야하고, 알람음 파일의 헤더를 분석하고 버퍼를 잘라내어 디코딩하고 장치로 보내는 등등의 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물론, 세부적인 알바(?)는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학습을 통해 저절로(?) 체득하게 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전체적인 흐름을 그리지 못하면, 세부 코드들은 그저 연습용 예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평소에 일기나 짧은 글을 쓰이라도 처음-가운데-끝으로 나누어 체계적이고 분명한 글쓰기 습관이 전체적인 흐름을 잡는데 무척 중요한 부분이고, 설령 프로그래밍이 아니더라도 삶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에게는 Scratch 와 같은 높은 수준의 인터프리터를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이 생각을 빠르고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 전에 글과 그림으로 전체적인 흐름과 완성된 후의 모습(UI)을 표현해 보는 활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if() – else

* 만약에?라는 생각

어릴 적 짧은 동화를 읽더라도 ‘만약에 내가 주인공이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한참을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만약’ 속에 존재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하듯이, 프로그램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조건문이야말로 컴퓨터프로그래밍의 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흔히 볼 수 있는 세탁기나 냉장고에 사용되는 단순한 인공지능도 조건문의 다발이다.

  • 만약 (냉장실의 온도가 -2도가 된다면) 냉각기를 가동하고, 만약 (냉장실의 온도가 -4도가 된다면) 냉각기를 멈추어라.
  • 만약 (이 컴퓨터에 내가 감염되어 있지않다면) 나를 복제하여 디스크에 감염시켜라.
  • 만약 (엑셀레이터가 10% 동작한다면) 쓰로틀밸브를 10% 개방하고, rpm을 측정해 계기판에 표시해라.

* 순차처리와 조건문의 콜라보

아이들과 교실에서 이런 놀이도 해본다.

  1. 앉은 자리에서 화장실까지 다녀오는 순서를 목록으로 만들어라.
  2. 목록에 따라 로봇의 역할을 맡은 친구에게 명령해보자.
  3.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여 로봇 친구를 완벽히 작동시켜보자.
  4. 완성한 목록으로 다른 팀의 로봇 친구를 작동시켜보자.
  5. 등등…

의자를 뒤로 밀고, 일어서서, 오른쪽으로 돌고… 만들어낸다. 오른쪽으로 여섯 걸음을 걷고, 열린 문을 통과해서… 하지만, 새로운 과제인 내가 만든 코드로 다른 친구를 움직이려면 목록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럴 때, ‘만약’이라는 방법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나면, 상당히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목록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솔직히, 이 단계까지 진화(?)하기란 쉽지 않다. 그냥 맛보기 정도면 충분하다. 개방적이고 범용적 코드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라 결코 쉽지 않다.

  • 만약, 앞이 막혀 있다면 오른쪽으로 한걸음 옮기기
  • 만약, 앞에 물체가 있다면 멈춰서 5초 기다리기
  • 만약, 문이 닫혀있다면 발로 걷어 차기(?)

do – while()

순서대로라면 while()을 기대하셨겠지만, 아이 재우다가 함께 잠들었다가 새벽에 깜짝놀라 깨서 써내려간 포스트인지라 정신도 없고, 두서도 없어서 이쯤 마무리 짓자면…

소프트웨어교육, 프로그래밍교육, 코딩교육 어떤 이름이나 방향이 되었건 간에, 컴퓨터사이언스도 결국 사이언스(과학)의 응용 분야인지라

  • 시작과 끝은 반드시 철학적이어야 하고,
  • 아이들의 수준에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고,
  • 경쟁과 성과가 아니라 협력과 과정을 중심으로 해야 하고,
  • 활동 속에서 성취감과 도전의식을 충분히 맛보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여 반드시 다른 교과들과 연계하고 통합한 교육과정을 제안해야 하고,
  • 교사의 전문성을 이야기 하기 전에 목표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 기술교육이 아닌 응용과학의 관점에서 예비교사들의 소양을 길러주어야 하고,
  • 외부 전문가는 기술적 영역에서 교사와 함께 협력할 뿐이지 실질적으로 수업을 진행해서는 안되며,
  • 프로그래밍으로 시작해서 프로그래밍으로 끝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당연히 한 술 밥에 배부를 리 없다.

for() 문은 while()문에 if()가 합쳐진 구문이다. while()이라는 반복되는 시도는 if()라는 평가를 통해 방향을 꾸준히 수정해 나가야 하고, 이를 정확히 분석하고 평가해서 우리 환경에 가장 적합한 컴퓨터사이언스교육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 대기업의 이익
  • 단기간의 목표
  • 눈에 보이는 성과
  • 최고를 위한 경쟁
  • 무모한 정책 수립

과 같은 장애물을 극복해서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 보자.

 

:맥노턴.

응용과학으로서 중등교육에서 정규교과로 편성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응용과학으로서의 교육

정보교육의 방향이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활용교육 중심에서 프로그래밍과 창의적 문제해결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응용과학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데 대해 두 가지 관점에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 하나는 소프트웨어라는 것 자체가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거의 모든 생활과 산업 분야에 존재하고 있는 생산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 사회가 실물경제를 통한 성장중심의 산업에서 무형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진실성이 담긴 의지로서 환영하는 바이고,
  • 다른 하나는 이를 교육의 영역에서 받아들이고자 함으로써 산업기술훈련에서 응용과학교육의 영역으로 전일보 하게 되었다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정보교육의 과거

지금의 이런 소프트웨어(코딩)교육이 처음 시도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정보 교육에 대응하여 교실 정보화를 시작으로 실과 교과와 방과후, 동아리 활동 영역에서 이미 오래전 부터 시도해 오고 있었다. 오히려, 주변 선진국들보다 빠르게 갖추어진 인프라 덕분에 더 빨리 시작되어진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인프라를 지탱할 커리큘럼의 한계를 넘지 못하였고, 그 결과 정규 교과의 그늘에 가려 빛을 발해보지도 못하고 사그러들고 있었다.

Scratch가 존재하기도 전에 GREAT, KAS, 새빛과 같은 한국형 저작도구들로 다양한 CAI를 제작하고 있었고, 아이들도 GREAT와 같은 도구로 콘텐츠를 만드는 활동을 즐거워했다. 잠시나마… 한국형 저작도구들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비판적인 사람들이 대안을 가지고 있었느냐 ? 그런 것도 아니었다. ToolBook 이나 Authorware 같은 외국 도구들도 내내 매한가지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시도들이 자리잡지 못하고 매 번 반짝 빛내고는 사라져버린걸까?

정규교과로 편성

당장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산업기술 커리큘럼은 의외로 명료하고 간단해서 가르치기도 쉽고, 평가하기도 매우 수월하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응용과학 커리큘럼은 가시적인 어떤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가르치는 사람의 안목과 학습자의 꾸준한 사고와 노력이 반영되어야만하고, 결과물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만들어내기 쉽지 않을 뿐더러 순수학문의 교과만큼 상당한 노력과 연구와 정성, 신뢰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정규교과를 만들어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 초등에서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되지만,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정규교과로 편성하여 선택교과로 운영하면 충분하리라는 생각이고,

중고등학교에서 운영되어서 응용과학의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서 필수과정을 개설해 충분한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컴퓨터프로그래밍교육과 언어(외국어)의 벽, 사고와 글쓰기

범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로 아이들에게 컴퓨터프로그래밍을 교육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외국어’이다. 변수와 상수, 배열, 프로시져, 함수, 객체를 명명하는데 영어는 큰 장해물이 된다. 초등에서는 사고와 글쓰기를 통해 준비의 단계로, 중등에서 영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각인효과

BASIC이 프로그래밍 언어로 우리에게 다가와 오타쿠 초호기들의 모니터 형광물질을 초록으로 불태우던 시절…

사실, 지금까지도 빌 게이츠 형님이 버리지 못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각인’ 효과와… (빌 형이 살아있을 동안에는 절대로 BASIC이라는 언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도 있었지;;;)
프로그래밍에서 아이들은 일단 언어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흔히들 명령어셋을 이야기하지만… 알고리즘을 구현하는데 실제로 명령어셋은 몇 개 안된다. 몇 개 안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익혀지는 것이라는 뜻인지라, 이 보다 변수/상수의 명명이 훨씬 아이들에게 어렵게 다가오는 것이고, 무척이나 중요한 습관이다.

이름붙이기

일전에, 상용 소프트웨어의 코드를 (루트는 비밀) 받아서 자연어처리를 위해 분해해 재가공한 적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코드가 꽤 여러 차례 버전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수와 배열 정의가 $aa, $abc, $jaum(자음), $sajeun(사전) 이런 식으로 되어 있었다… 함수와 프로시져도 open_sajeun(사전열어?), nanum_munja(문자나눔?) 너무 놀라서 전체 코드를 다 봤는데… 부분부분 이런 식이었고, 다른 사람이 손댄 부분은 또 알아보기 쉬운 사전적 단어들이 이용되어 있었다.

프로그래밍 중 코딩교육에서 절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a=1
$b=2
$c=$a+$b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변수는 일시적이라는 의미의 단어tmp/temp등을 변수명 앞에 붙인다거나, 변수의 목적에 맞는 단어를 앞에 붙이고, 대소문자를 적절히 활용하고, 특수한 목적에 따라 언더바(_)를 이용하는 등의 룰이 있다. 이런 룰이 시작부터 각인되어야 할 부분이고, 기본적인 약속이므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한글로 코딩할 수 있는 인터프리터가 나오지 않는이상…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생각하기와 글쓰기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의 시작은 생각하기와 글쓰기와 생각하기와 글쓰기다. 이게 완성되어 중등학교에서 영단어와 매칭시키는 단계로 연결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영재아들 이야기는 일단 생략)

하고자 하는 알고리즘과 동작을 글로 남기고, 글을 읽어가며 문단문단을 순서에 맞게 재배열하고, 문장과 문장을 나열하여 연결하기 쉽도록 단어를 고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읽어가며 동작과 알고리즘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시작이다.

교사와 함께 코딩하기

프로그래밍의 백미, 컴파일되어 실행되는 코드를 보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희열이다. 아이들에게도 물론 필요할 것이다. 어렵지 않다. 코딩은 교사가 해주면 된다. 아이와 옆에 앉아서 네가 내린 명령은 이렇게 작성하면 되고… 실행하면 이렇게 되는거야~ 실행해보자! 손으로 도화지에 그려온 오브젝트를 스캔해서 이미지로 변환시키고 코드에 넣는 활동이 바로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이고, 보조교사가 도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활동 속에 스스로 해보고 싶은 아이들이 탄생할 것이고, 소양을 키워나가는 것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은 어떨까?

우리 반에서 아이들과 시도해 본 것들에 대한 시행착오와 나름의 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항상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들이 저런 사고와 글쓰기 부분이고, 이런 활동이 선행되지 않으면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이 그저 새로운 경험과 놀이 정도로 끝나게 되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컴맹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ㅠㅠ;;)

교실 수업과 디지털 과잉…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 어차피 아날로그 사고가 기반이고 디지털이 보충재라면, 아얘 그냥 디지털을 버리는건 어떨까.

이미 스마트디바이스, 컴퓨터, 인터넷, 가전제품과 같은 디지털 세상은 우리 삶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기술 자체의 변화와 발전이 무한하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며 기다리는 것 자체로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디지털 세상 덕분에 우리는  편리한 삶 뿐만아니라 가치 있는 삶까지도 추구할 수 있게 되었고, 간절한 필요에 의해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낸 기성세대로부터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도 디지털 세상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인류에게 있어서 ‘아날로그’는 지구라는 공간좌표계에 생존하고 같은 좌표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능을 가진 고등 생명체가 인지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시스템이다. 반면에 디지털은 그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을’ 뿐이지 실체가 없다는 사실.

디지털의 세련됨에 밀려 아날로그는 이제 그저 옛 ‘추억’ 쯤으로 여겨지는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모두가 아날로그가 ‘추억’이라 여겨도, 교육에 있어서 ‘아날로그’라는 것은 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끊을 수 없고,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끈이다.

디지털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 스마트폰으로 동요를 듣고, 손가락 하나로 영상을 보고 있다. 지하철에서 만난 두 돌도 안된 아이가 아이패드를 열고, 만화나 노래가 나오는 앱을 실행해 플레이 버튼을 눌러 시청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천재’라며 놀라지 않는다. 디지털 세대들의 시대인 것이다.

학교 수업 시간에도 디지털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쉽고 빠르게 현상을 이해하고 생각을 이끌어내어 학습할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환상적인 디지털기술은 교실을 벗어나 확장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를 벗어나 가정에도 연결되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마치 공기를 마시듯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세대들이 살아가고있는 세상 그 자체는 결국 ‘아날로그’로 이루어져 있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바람을 느끼고, 새 소리를 듣고, 음식물을 섭취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삶에 있어서도 물건을 옮기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과일을 깎고, 벽돌을 나르는 것. 이 모든 것이 디지털로 될 일은 분명 아니다.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감기에 걸리자 어린 딸이 하는 말… “엄마, 강아지가 고장났어. 새 거 사와!”
이 일화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디지털과 인터넷이 만나 만들어낸 문제들을 보자. 지금 나와 스마트폰으로 채팅하는 상대는 친구가 아니라 스마트폰 프로그램일 뿐이라는 착각. 온라인 게임 속에서 내가 상대하는 것은 화면에 보이는 모습을 한 괴물일 뿐이지 조금 전까지 나와 공을 차던 친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사이버중독…

디지털은 태생부터 ‘참’과 ‘거짓’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특성이 과연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우리(교사)의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디지털디바이스를 이용해 수업하고 학생들이 학습하는 활동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성공과 실패를 구분지으며 ‘양분’된 사고를, 디지털로 보여지는 결과는 100% 믿을 수 있다는 위험한 ‘신뢰’를 갖게 된다. (수행평가를 한다. 평가노트에 펜으로 O-+로 점차 향상됨을, X+/로 어려워했으나 해결하여 기뻐함을, A-, AA+로 성취 정도를 세분화하여 표기하는 대신, 태블릿이나 PC의 평가테이블에 OX 값을 선택하고 있지는 않은가?)

과학시간. 우리 마을 뒷산에서 채집한 나뭇잎을 통해 나무의 분포를 알아보는 프로젝트 활동이 시작되었다.

GPS를 통해 지형과 길을 찾고 채집한 자리를 지도에 표시하고, 교실에 돌아오거나 또는 채집한 그 자리에서 스마트디바이스의 ‘앱’을 실행해 ‘oo나무의 잎’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기록하며 학습을 진행한다. 교실에 돌아와서는 지형과 나무의 분포와 기후와 같은 확장된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 토의하고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별 문제 없어보이는 멋진 학습 활동이다.

몇 일에 걸쳐 수 차례 산을 올라 탐구해야 했던 사실을 단 한 번에 알아버린데다가, 기록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냈으니 이보다 완벽한 수업이 있을까? 아이들은 협력과 토의까지 충분한 양의 학습을 했으니 학습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겠고, 교사 또한 수업이 계획대로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겠고, 디지털 디바이스에게 물어보고 알게된 내용을 그대로 ‘믿고 ‘ 모든게 마무리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지만,  학생들은 이런 것들도 알게 되었을까?

  1. 이런 탐구는 수 일이 걸리는 활동이다.
  2. 한 가지 데이터를 잘못 기록하면 다시 산을 올라야 한다.
  3. 내 친구와 역할을 나누지 않고서는 모두 기록할 수 없다.
  4. 글씨를 바르게 쓰지 않으면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다.
  5. 산에는 나무 이외에도 수 많은 식물이 살고 있다.
  6. 산에 올라 느끼는 바람은 참 시원하다.
  7. 어제의 산과 오늘의 산은 모습이 다르다.
  8. 어제는 힘들었지만, 다시 오르니 힘들지 않다.
  9. 이제 혼자서도 산을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0. 혼자보다 친구들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오르는게 더 재미있다.
  11. 지난 번에 보지 못했던 구멍난 나뭇잎도 있다.
  12. 오, 이런… 나뭇잎 뒷면에 희한한 벌레들이 붙어있다.

1~12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면, 어린시절 친구들과 놀러, 학교 숙제로 곤충채집 하러, 미술시간에 사용할 나뭇잎 주우러 여러 차례 산에 올라봤던 아날로그 세대들이기에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디지털 아이들에게 위의 내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아니었을까?

만약, 그 수업에 디지털디바이스들이 모두 빠지고나면, 책이 필요했을테고, 협동이 필요했을테고, 물론 오랜 시간이 걸렸을테고… 불편한 점과 답답함이 참 많았을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할아버지를 찾아갔을테고, 산 주인을 만나 물었을 수도 있다. 예상밖의 것들을 접한 경험이, 성장하여 사회에 나가 원하는 무언가 도전하고자 하는데 위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외국 재난 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몇 십 년동안 꿀벌을 따라 전 세계를 탐험하는 과학자”

우리 나라에서는 별 것도 아닌 주제로 오랜 시간을 가지고 연구하다가는 굶어죽거나 포기하고 치킨집을 열어야만 한다. 재난 영화의 과학자들은 디지털 장비를 싣고 넘치는 열정과 심해와 같은 안목으로 허름한 몰골로 돌아다닌다. 그들이 발견한 중요하고 심오한 데이터는 디지털 장비를 통해 전세계 연구소로 긴급히 보내지고, 이를 분석한 다른 과학자들은 재난에 대비하자고 소리친다. 물론, 정치인들은 이를 무시하다가 위풍당당하게(?) 재난을 맞이하는게 전통적인 스토리 전개다.

인간 삶의 키워드인 열정과 안목, 종합적 판단은 분명히 아날로그다.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아날로그적인 무언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왼손디지털은 그저 도울 뿐.

모든 수업을 디지털 컨텐츠나 디지털화 된 방식으로 진행하는건 아니다. 또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서 디지털은 이를 더 발전시킬 수 있고, 가치화 할 수 있다.

당연하다. 교실 수업과 학습 활동을 통해 생성된 방올방울 맺힌 사고들을 디지털로 더 발전시키고 구체화, 가치화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중요한 부분이고 그럴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인간은 디지털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디지털이라는 모포에 둘러싸인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교사가 빨리 답을 찾아내고자 하는 학생의 생각을 제어하며 스탭에 맞추어 완급을 조절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학생들이 답을 얻은 뒤에는 (디지털 방식으로) 스위치를 꺼버리려는 성향이 강해 더 나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아날로그의 핵심은 기다림이다. 빵을 굽기 위해서는 빨리감기 버튼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서는 아이콘 클릭이 아니라 불씨가 필요하다. 학습활동에서도 문제를 인식하면 이런 저런 궁리하며 기다리다가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다가 막히고 기다리고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디지털 디바이스로 쉽고 빠르게 답을 찾아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기는 어른이 되어서지, 어린시절은 아닐 듯 싶다.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 어차피 아날로그 사고가 기반이고 디지털이 보충재라면, 아얘 그냥 디지털을 버리는건 어떨까. 아니면, 디지털 세대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서의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면,  기록, 보관, 전달의 역할정도로만 활용하는 정도만 두고. (디지털디바이스로 학습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누적시키고, 공유하는 용도)

 

비록, 미려하지 못하고, 느리고,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아날로그니까.

 

:맥노턴.

전자책으로 독서하기 (준비)

독서의 방식도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 물론, 오랜 역사를 가진  종이책이 사라질리 없겠지만, 전자책eBook의 시장도 의미있게 커져가고 있다.

전자책은 어디서 구하지?

전자책을 구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전자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

최근 출판되는 책들은 종이책과 전자책이 동시에 출간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권수가 훨씬 미치지 못한다. 전공서적이나 전문적인 주제를 담은 전자책은 매우 부족한 반면, 소설류는 상당히 많다.

온라인 서점에서 원하는 전자책을 발견했다면, 즉시 결재해서 볼 수 있다. 현금을 내지 않았고, 실물이 없는지라 책을 한 번에 여러 권 사두고 이 책 저 책 읽다 보면 놓지는 경우도 있으니 한 권씩 구입하기를 권장한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와 같은 대형 서점과 Yes24, 알라딘, 북큐브 같은 인터넷 서점들 모두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다. 리디북스와 같이 전자책 전문 서점도 있다. 서점에 따라 있고 없는 책이 있으니 잘 찾아보아야 한다.

2. 전자책 도서관에서 대출

지역도서관에도 전자책을 구입하여 대출하고 있다. 아마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거주하고 있는 시립 도서관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도서관 대출증 정보를 입력하면 전자책 대출이 가능하다.

실제 책을 빌리듯이 정해진 기간 동안 책을 열어볼 수 있으며, 대출기간이 지나면 자동 반납된다. 소장된 서적 수 만큼 대출이 제한되어 있어서 내가 빌린 동안 다른 사람은 빌릴 수 없다. 대출 기간 이전에 다 읽었다면, 자발적으로 반납해 주어야 대기하고 있던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다.

지역 도서관은 무료로 대출이 가능하고,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운영하는 사설 전자책 도서관에서도 책을 접할 수 있다.

3. 해적판 txt 파일을 구하기

권장할 방법은 아니지만, 전자책 서점과 도서관에서 구할 수 없는 책은 이렇게라도 읽을 수 밖에… 대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이나 녹음책을 만들기 위해 텍스트 형태로 스캔/변환한 파일이 유출되는 경우도 있고, 여럿이 품앗이로 타이핑하여 만든 텍스트 파일도 있다.

텍스트 파일이나 이미지 파일, PDF 파일로 유포되는데, 퀄리티는 좋은 편이 아니다. 그냥 소설류를 읽기에는 충분하다.

전자책 읽기

전자책을 읽는 방법도 크게 셋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1. PC로 읽기

PC로 소설을 읽는다는 것. 정말 힘들고 어려운 선택 중 하나다. 다른 작업을 하지 않고 LCD 모니터로 책을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시력도 나빠지고 인내심도 필요할 수 있다. 물론, 서적의 일부를 빨리 검색하여 발췌하거나 인용하고 싶다면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권장하지는 않는다.

교실에서 종이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읽혀 보았더니 의외로 흥미로워했다. 빌리고 반납하는 활동을 즐기는 경우도 보았다. 주로 만화책을 빌렸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빌리지 못한 책들을 시립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니 완전히 몰입하였다.

2. 태블릿PC로 읽기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 구글 넥서스 시리즈 같은 태블릿PC들에서 읽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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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점에서 전자책을 구할 때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된 듯 싶다.

  • 교보에서 구입하면 ‘교보전자책’ 앱을,
  • Yes24, 알라딘, 반디, 북스리브로, 영풍문고, 대교북스에서 구입하면 ‘크래마’ 앱,
  • 리디북스에서 구입하면 ‘리디북스’앱,
  • 북큐브에서 구입하면 ‘북큐브’앱을 이용해야 한다.

뭐랄까… 서점사의 이윤 때문인지, 정부의 표준화 미흡인지… 포맷을 표준화하지 못하고, 제각각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 그나마 ‘한국이퍼브’에서 공급하는 전자책은 6개 서점사의 포맷이 같아 각 서점사에서 제공하는 앱을 사용해도 되고, 귀찮으면 ‘크래마’앱 하나로 통일해서 읽을 수 있다.

그래도 태블릿PC는 앱만 설치하면 여러 서점의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융통성이 있는 편이다. 교보에서 산 책을 크래마에서 찾거나 북큐브에서 산 책을 교보에서 찾는 혼란이 가끔 존재하지만… 아이큐가 높아야 손발이 덜 고생인데…

하드웨어적으로 볼 때, 태블릿PC는 백라이트가 나오는 LCD 패널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읽으면 눈이 아른아른 거리는 현상이 생긴다. 또한, 불 꺼놓은 밤에 방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겠다.

3. e-Ink 전자책 단말기로 읽기

e-잉크e-ink는 종이와 아주 흡사한 재질의 패널에 자성을 가진 입자를 활성화시켜 글자를 표현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한 번 표시하면 전력소모가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장시간 이용이 가능하고 LCD보다 눈이 훨씬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자책 이외에 별다른 기능이 없어 독서에 몰입할 수 있고, 부피가 가벼워 휴대도 간편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교보문고의 ‘샘’이나 한국이퍼브의 ‘크래마’ 단말기가 대세라고 볼 수 있다. 원서를 즐기는 분들은 아마존의 킨들 시리즈를 애용하고 있다.

크래마샤인  샘

여기서 문제는 교보 책은 ‘샘’으로, 한국이퍼브는 ‘크래마’로, 북큐브서점은 ‘북큐브’로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느냐… 물론 꼼수가 있다.

‘크래마’는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전자책 단말기다. 이쯤에서 무릎을 치는 분도 계실텐데… 크래마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구글 플레이의 앱을 설치하면 여러 회사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교보앱, 북큐브앱, 리디북스, 크래마…

전자책 단말기의 단점이라면 백라이트가 없어 야간에 읽기 곤란하고, (크래마 샤인이나 킨들처럼 기능이 보완된 단마릭도 있다) e-잉크의 느린 화면에 간혹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컬러 e-잉크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칼라 표현이 어려워 간혹 전문 서적의 수식이나 삽화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전자책과 독서

앞서 교실 이야기를 잠깐 꺼냈지만, 아이들 중에는 다양한 디바이스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용법’을 제공하면 멋지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둠의 포스’에 노출되어 방황하거나 중독되는 기현상을 보이게 된다.

독서 습관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전자책은 하나의 해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서가 필요한 어른들에게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염두해야 할 점이 있다.

지식의 습득과 구조화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종이책이라는 매체의 의미.

나 같은 경우에는 여러 책을 하나의 전자책 단말기에 넣어 다니면서 어디서든 편하게 읽고 나면, 머리 속에 글쓴이의 철학과 상세한 내용보다, 희미하게 내용의 형체만 남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앞 뒤로 넘겨가며 다시 읽고 되새기거나, 읽은 페이지와 남은 페이지의 양을 비교해가며 이야기의 전개와 결론을 미리 생각해보는 재미는 ‘종이책’만의 매력인 것이다.

최근 전자교과서를 학교에 도입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교실의 정보화가 교육의 선진화와 비례한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어떤 장점이 더 어울릴지… 경험해보고 판단하도록 해야할지… 신중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맥노턴.

공부의 과정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란

나의 어린시절 꿈은 의사였다. 가난한 사람을 무료로 치료해주겠다는 생각… 시간이 지나 과학자에서 발명가로 꿈이 바뀐 까닭도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컴퓨터과학자가 되기 위해 꿈꾸면서도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로 사람들이 편리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컴퓨터를 접한건 초등학교3학년 시절… 친구의 집에 놀러가 MSX를 처음 만져본 이후 키보드 A를 누르면 화면에 A가 찍히는 모습을 보고 완전히 빠져들게 되었다.

손재주 때문에 책상 서랍이 온통 고물상 저리가라였고, 온갖 고물들을 조합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게 일상이었다. 손이 베이고, 찔리고, 피부가 접착제에 녹아 쓰라리고, 인두에 데이고… 하지만, 컴퓨터는 이런 고통없이 내 뜻대로 움직이는 ‘마법’의 상자였다.

컴퓨터를 접하고 프로그래밍을 시작한건 중학교2학년 무렵, 8088cpu를 사용하는 XT 컴퓨터를 부모님께서 구입해주신 것이 계기가 되었다.

Quickbasic + Assembly + C로 시작된 장난이 정도를 지나쳐 광적인 수준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공부를 할 때도 프로그래밍 하듯 했다. 내 스타일대로 지식을 재창조하고, 구조화하고, 반복되는 부분들은 모듈화하거나 공식화하는 활동 속에서 지식의 공통된 구조를 찾기 시작했다.

전체 맥락을 보고 학습해야 할 부분을 세분화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꼼수를 통해, 그렇게 하고 싶던 컴퓨터프로그래밍 시간을 늘리고 공부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성적이 중간은 나와야 하니까…

그렇다고, 컴퓨터프로그래밍이 공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해야한다며 강요하는건 접근 방식부터 잘못이다. 물론, 억지로라도 하다보면 강력한 중독성 때문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 수 밖에 없긴 하지만.

문제를 전체적으로 내려다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낭비를 줄이고, 재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그 자체가 학습자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경험상…

이렇게 나름대로 잘 짜여진 생각 구조를 만든 다음에는 카세트테잎 갈아끼우듯 생각 구조에 원하는 분야를 대입하면 의외로 잘 맞아떨어진다. 어차피 학문이라는건 학자들이 수많은 시간 고민하고 나름의 짜임으로 풀어낸 조각이니까… 내 생각 구조로 옮겨 심으면 왜 고민했는지 알게되고, 가설에서 결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지 금새 감이 온다. (뭐, 안그럴 수도 있겠고)

이렇듯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이란 새로운 공부가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공부를 돕는 하나의 과정이라 보면 맞을 듯 싶다. 개인적인 생각에, 컴퓨터프로그래밍에 깊게 파면 더 좋겠고…

컴퓨터프로그래밍  = 과학실험 = 수학적해결 = 짜임새있는글쓰기 = 미술디자인=

학문이란 깊게 파면 일맥 상통하니 말이다…

프로그래밍이지만 프로그래밍이라고 하지 않으면 더 재미있는 것…

해마다 한 가지씩 주제를 정해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에 대해 가르치면서 시행착오와 희망을 탐색중이다.

프로그래밍이라면 처음부터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떠올리겠지만…
프로그래밍이라는 것도 일종의 자동화기술이다. 실험실의 반복된 실험 절차나 기계의 동작 매카니즘과 똑같다.

파일압축기술이라 설명하지 않고, 규칙성 있는 숫자와 문자를 짧게 줄이고 반대로 만드는 방법을 연습시켜봤다. 의외로 잘 한다. 여자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압축된 코드를 원래대로 역해독하는데 성공했다.

픽셀그래픽이라는 설명하지 않고, 모눈을 칠해 캐릭터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0/1 매트릭스로 바꾸어 다시 캐릭터로 변환하고, 0/1/2/3으로 바꾸어 색을 입혀봤다. 5×5, 7×7, 10×10으로 처리해서 다이아모드, 하트 모두 완벽히 재현해 냈다.

데이터통신이라고 설명하지 않고, 앞서 가르친 픽셀그래픽을 숫자로 바꾸기로 했다. 시작은 흰색, 다음은 검정색. 523은 흰색 다섯 칸, 검정색 두 칸, 흰색 세 칸이 되는 것으로 약속하고 친구들에게 그림을 숫자로 바꾸어 알려주면 상대방은 다시 그림으로 바꾸어보았다. 시간이 걸리지만, 재미있어하고… 자기들끼리 생활에서 응용하기도 했다. (사실 이 데이터통신은 교생실습 때, 컴퓨터교육과 후배가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배운 것이다. 지도교사가 내가 아니었으므로 사전협의를 하지는 못했지만, 아직 멈춰있는 나의 픽셀그래픽을 데이터통신으로 업그레이드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시퀀스프로그래밍이라 설명하지 않고, 화장실까지 가는 모든 동작을 나열하게 했다. 의자에서 일어나서부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모든 과정을 나열했다. 친구와 합쳐서 더 세밀하게 기록해보도록 했다. 신났다. 그 다음, 친구를 로봇으로 생각하고 순서대로 움직이게 하고 수정하도록 했다. 모두 상당한 수준의 로봇프로그래머가 되었다.

등등…

암호화는 ㄱ=a, ㄴ=b… ㅏ=0, ㅑ=1… 이런식으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가르쳐줬더니, 아이들은 이미 ㄱ=r, ㄴ=s, ㄷ=e… 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 ㅎㅎ; QWERTY 키보드를 보고 만들었다나?

우리가 어려운 영어 써가면서 프로그래밍이다!로 시작하면 포기하기 일쑤일 것이다. 우리 교육현실에서는 아이들과 이런 놀이를 많이 할 수 없지만, 여러 교과의 구석구석에 이와 같은 놀이를 접목시킬 수 있다는 사실… 이런 활동을 언플러그드 컴퓨팅이라 한다던데…

이런 활동 후에 터틀그래픽, 플래시게임제작도구로 발전시켜
현재는 1인1PC와 KODU를 이용해 3D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내년에는 간단히 무한궤도차량이나 과학상자로봇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한다.

전자책 등장과 e-교과서의 실패

Mobile Devices… (1)

유비쿼터스에 대한 열망과 오랜 노력과 연구 끝에 컴퓨터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성공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흔하다면 흔한(?) 스마트폰, 태블릿, 모바일디바이스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잠시나마 그 존재의 필요성을 의심받아왔던 ‘전자책’이라는 솔루션이 상용화 되었고, 종이책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빠른 검색과 디지털 구매로 책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해 주고 있다.

Digital Library…

인터넷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수 많은 연구자들은 디지털화, 데이터베이스화된 ‘초대형 도서관’ 대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잘 편집되어 인쇄된 종이 문서를 온전히 디지털화 시키고, 편집의 변형 없이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에서도 열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Postscript, Ghostscript, PDF 등의 포맷이 사용되어 왔다. 이와 더불어 SGML을 표준으로 하는 대형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느린 클라이언트의 성능과 변변치 않은 네트워크 기술, 천문학적 가격의 대용량 저장장치, PC에 갇혀있는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의 기반기술의 문제로 잠시 정체기를 맞이하는 듯 싶었다.

WWW…

이런 어두운 시점에서 SGML의 단순화 버전으로 재탄생한 ‘HTML’이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킨다. 바로, 하이퍼텍스트hypertext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 ‘월드와이드웹WWW;world wide web’이 등장이다. 마우스와 브라우저를 이용한 손쉬운 인터넷 연결에, 텍스트와 텍스트의 연결이라는 어렵지 않으면서 놀랍게 효율적인 개념으로 인해, 복잡한 컴퓨터와 인터넷은 ‘지구에 서식하는 외계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완전히 뒤 엎고 말았다.

아울러 클라이언트 컴퓨터의 엄청난 성능 향상,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저장장치 용량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전 인류를 인터-네트워크로 연결시켰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산된 엄청난 양의 ‘하이퍼텍스트’들은 선사시대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지식 전달과 보관의 형태였던 ‘책’‘페이지’의 형태로 변화시킨다. 빠른 지식 습득을 위해서 두꺼운 책 보다, 컴퓨터search engine가 찾아 준 돌돌말린scroll 페이지를 탐색하여 원하는 챕터의 패러그래프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즐겁고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잘 보관되고 정리된 깊고 유서깊은 대형  ‘도서관’의 필요성 보다, 최신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서점’ 혹은 ‘대자보’를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쌓여의 고전스타일(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전자책’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가…

Mobile Devices… (2)

인류는 태생부터 욕심이 많고 고집이 세며, 표준화를 ‘개성없음’이라 정의하는 희한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 (멋없는) 디지털 라이브러리의 표준화 따위는 과감히 던져버리고, 디바이스 제작사와 전자책 출판사마다 다른 포맷이 등장한다. 물론, 저작권의 문제와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 문서 디자인 문제들도 있겠지만…

PC기반의 전자책 시장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전자책 디바이스가 요구됨에 따라, 컨트롤러와 큰 배터리가 필요한 무거운 TFT/LCD 패널보다는 경량화, 저전력, 종이화(?)된 e-Ink(전자잉크) 패널이 선택되고, 마침내 상용화 되어 ‘전자책’이 보급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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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e-Ink는 (비록 흑백이지만) 놀랄만큼 가볍고 얇으며, (백라이트 없이) 종이와 매우 유사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 눈이 피로하지도 않고, 배터리 소모량도 매우 적어 자주 충전할 필요도 없는 대단히 의미있는 패널이다. 아니, 그랬었다(?).

단점으로 지적된 ‘컬러’ 표현 문제와 느린 화면표시 속도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경량화된 LCD패널 기술과 대용량 배터리의 소형화, 저전력 CPU 설계 기술과 함께 ‘무선 인터넷 기술’이 조합된 기존의 e-Ink패널의 전자책과 맞먹는 가벼운 전자책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애플사의 태블릿 아이패드iPad다.

이쯤에서 그 이전에 출시된 태블릿 디바이스들에 대한 누가 먼저인지, 어느 것의 성능이 더 좋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생길 수 있겠지만, 이 바닥의 많은 사람들이 왜 iPad 이전과 이후의 시기로 나누는지에 대해 찾아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PC에서 구동되던 PDF,PS,GS 포맷문서와 S/W형태의 전자책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솔직히 PC컨텐츠를 과거라면 모를까 요즘 세상에서 ‘전자책’이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거리가 너무 멀다)

이로써 전자책 시장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 (성공은 혁신+타이밍이다…)

개인적으로 e-Ink기반 단말기의 전자책 컨텐츠(bookcube.com)와 iPad 스타일의 iBook 컨텐츠를 모두 사용 중이다. 여러 권의 소설책과 단편을 하나의 가볍고 작은 단말기에 넣어서 다니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가방의 좁은 공간과 충전기 걱정 없이 가볍게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서점에 갈 필요 없는 편리함 등등… 또한 iPad의 iBooks 전자책 컨텐츠는 컬러풀한 잡지와 동영상이 연계된 멀티미디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iBooks로 읽는 나만의 PDF 형태의 문서들과 편리한 사용, 게다가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여 SNS서비스와 앱-형태의 잡지, 뉴스, 동영상 등을 접하다 보면 정보 소비자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알게 해준다.

전자교과서CD, e-교과서…

그렇다면, ‘전자책’의 단점은 없는가? 혹은 앞의 장점들에 가려 단점은 무시되어도 좋은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술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모든 분야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활동과 연관지어 단점을 꼽아보자면,

  1. 전자책은 읽기에  편할 뿐이다.가장 큰 단점이다. 백과사전처럼 앞과 뒤, 다른 테마와 목차를 왕복하는데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다. 한 방향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교양 서적을 읽기에는 적합하다.
  2. 메모하고 기록하고 다시 보기 힘들다.논문을 PDF리더로 읽어 색을 칠하고 메모하더라도 다음에 볼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시 찾기도 쉽지 않다. 습관의 문제로 보더라도 아이들에게 화면 밖의 보이지 않는 페이지를 머리에 그리도록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3. 오래 집중할 수 없다.디바이스와 OS에 따라 다르겠으나, 책읽기 이외에 다른 작업이 불가능한 전용 디바이스가 아닌 이상 책만 읽기 위해 디바이스를 켠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책읽는데는 e-Ink 전자책이 태블릿보다 100배 더 효과적이다.
  4. 관리가 필요하다.아무래도 배터리가 사용되고, 때에 따라 PC링크가 필요하고, 충격을 조심해야 한다.
  5. 눈 아프고 무겁다. 책이라는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집중해야 하다보니 반사광을 이용한 e-Ink 전자책은 아무래도 종이책과 흡사해 피로가 덜하지만, 백라이트를 이용하는 LCD패널은 솔직히 눈 아프다. 오래 들고 있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뜬금없지만 이야기 한 꼭지. 과거 이런 시절이 있었다. 한 과목의 교과서가 여러 권으로 분리되고, 내용이 늘어나 두꺼워지고, 컬러가 들어가고 종이의 질이 좋아지면서, ‘무거워진 가방으로 인해’ 아이들의 척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학부모와 여러 시민단체가 반대를 한 것이다. 물론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과서의 역사가 1,2년 된게 아닌 이상  말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런 과거 사건의 해결책이라면, 전자교과서CD나 e-교과서는 (마치) 올바른 선택으로 볼 수 있겠다. 물리적 크기의 문제는 이제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달로 확실히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학술정보연구원(KERIS)에서 교육정보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전자교과서CD는 아이들의 교과서를 똑같은 모양으로 PC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제공한 CD타이틀이다. 보급 후, 컴퓨터로 활용하는 경우보다 아이들의 가정내 체육활동(날리기)과 미술활동(만들기) 등에 응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이런 실패를 극복하고자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형태의 e-교과서로 변형하여 배포하기 시작하였고, 각 학교에 몇 %나 내려 받았는지 일제 조사하기도 하였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KERIS에서 조사하면 바로 순위가 매겨지고, 이익이든 불이익이든 멋대로 통계를 활용하는 권위적 습성을 고려한다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행중인 e-교과서는 위의 전자책의 단점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무조건 실패다.

  1. 앞서 말했듯,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아이들이 낙서를 하든 색을 칠하든 종이교과서로 활동하는 것이, 교과서와 똑같은 페이지를 그냥 옮겨놓고 답만 표시해주는 e-교과서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는 생각.
  2. 아무리 초고속인터넷 사회라지만 한 과목에 600MB에 달하는 이런 대용량으로 제작했다는건 급조된 정책이거나, 불편함을 가중시켜 실패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
  3. 페이지 이동과 목차, 내용 이동 등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이 90년대 마우스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코스웨어에 색을 입힌 수준이라, 불편하기 짝이 없을 뿐더러, 요새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4. 모바일 디바이스에 활용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시작했다면, 적어도 iOS든 Android 기반이든 함께 보급하는게 정상이 아닌가 하는 의문. (디바이스 보급도 문제겠군)

교육, 기술, 철학, 과학, 의학, 심리학 어느 것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1-2-3-4 순차 접근에 유리한 전자책을 교과서에 접목시키려는 생각 자체만 혁신일 뿐이다.

  1. 종이교과서를 펴고 e-교과서를 열어 교과서에서 나타낼 수 없는 자료를 제공하거나
  2. 학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 정보를 다른 친구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나눈다거나
  3. 학습한 내용을 스크랩하고 친구들과 나눈 정보를 모아놓고 생각을 정리하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거나
  4. 학생의 학습 수준과 단계를 측정해주고, 부모와 살펴볼 수 잇도록 관리 시스템의 개념을 도입한다거나

이런걸 바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 e-교과서는 한마디로 ‘아니올시다’라고 본다. 기술을 잘못 적용하여 빚어낸 e-교과서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서비스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맥노턴

Computer Science for Education

‘교육+컴퓨터’, 또는 ‘컴퓨터+교육’의 입장에서 ‘컴퓨터’란…

  • 문서를 만들고 통계를 가시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이고,
  •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거나 코스웨어를 통해 학습을 돕는 보조 ‘교사’이고,
  • 컴퓨터 그 자체를 배워야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는 교사에게 ‘도구’이고 학생들에게 ‘교사’이지만, ‘학문’ 자체로 접근하려는 분위기는 멀게만 느껴진다.

컴퓨터라 불리는 물리적 기계(전자)장치는 그 태생부터 인간과 닮아 있고, 필요에 의해 집합된 수 많은 기초 학문들의 산출물이다. 즉, 컴퓨터라는 하나의 기계장치와 그 얼개, 이를 운용하기 위한 알고리즘, 디자인, 사회공학적 방법들을 ‘학문’의 차원에서 살펴본다는 것은, 컴퓨터로 시작하여 물리학과 전자공학, 수학, 과학으로부터 철학과 사회학 등에 이르는 순수학문, 기초과학에 접근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조각조각 풀어 보려한다.

맥노턴은 학문이 높은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달필도 아닌지라, 영양가 없는 내용으로 짤막하게 적으려하니 오가며 훑어보시길…

맥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