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선생님과 자상한 부모의 ‘표정 관리하기’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나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는데(믿거나 말거나), 그 중 대표적인 키워드 하나를 들자면 ‘친절한’ 선생님이었다. 허투루 군것질 거리를 베푸는(?) 법도 없었고, 꽤나 고지식한 편이라 아이들에게는 다소 엄격한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복도에서 마주친 저학년 꼬맹이들도 ‘친절한’ 선생님이라 하니, 이쯤 되면 나름의 요령은 있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이 들어 하나 둘 되는대로 꺼내 정리해 보려 한다.

 

< 친절한 선생님과 자상한 부모의 ‘표정 관리하기’ >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신뢰라 하던데, 그 중에서 표정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 전달 방법이다. 아이들은 어른과 눈 마주치기를 좋아하고, 어떤 어른보다도 빠르게 표정을 읽을 수 있다. 표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아이들과의 대화 절반은 끝난 셈이라고나 할까?

셀카 예쁘게 찍는 방법 중에, 위에서 아래로 찍는 얼짱각도라는 것이 있던가?

우리 아이들은 항상 낮은 곳에 서 있기에, 높이 고개를 들어 교사와 부모를 바라보게 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상태로 어떻게 표정을 편안하게 지을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어른을 볼 때, 대부분 어렵게 보일 것이 분명하다.

 

얼짱각도는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라는 이야기는 ‘광고’에서 카피로 쓰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자동으로 튀어나와야 하는 기본자세다.

  • 아이를 번쩍 들어 높은 의자에 앉히거나,
  • 의자에 앉도록 손으로 안내하거나,
  • 내가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지나가는 아이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더라도 표정관리는 필수다. 눈은 꼭 마주쳐야 하지만,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상황일 땐, 손이라도 흔들어 보이거나, 반갑게 이름이나 별명을 불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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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라스베가스 시즌1 에피소드9 Unfriendly Skies 의 짐브래스 경감의 대화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표정과 대화와 행동이라는 요소를 항상 염두해두고, 하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다른 부분을 통해 보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게 좋다.

 

마음과 일치시켜야

더욱이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표정의 의미와 대화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절대로 신뢰하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나는 좋은 엄마니까’ 하면서, TV에 나왔던 유명한 아동심리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속으로는 화를 억누르고, 겉으로는 온화한 표정을 지으려 애쓰다 보면, 아이에게 금새 들통날 수 밖에 없다.

이미 들통나 버렸다면, 다음 단계를 모두 떠나 신뢰가 일단 무너진 상태가 된다. 차라리 화가 났으면 화가 난 표정을 짓는게 옳다. 억지 웃음, 억지 친절로 아이를 대하는 것? 백이면 백, 무조건 실패다.

 

아이들에게는 표정도 강력한 언어

그냥, 평소에도 항상 웃는 표정을 짓자. 웃는 표정이 아니라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으면 다들 좋게 본다. 모니터에 명함만한 거울 붙여놓고 연습을 하거나, 그게 귀찮으면 항상 즐거운 생각을 하면 되지 않을까? 화장이 아무리 예뻐도 심술 표정이면 말짱 꽝이다. (화장으로 심술 표정을 덮는 방법도 있나?)

집안에 일이 있거나 상황이 곤란해 근심 표정을 짓을 수 밖에 없더라도 아이를 쳐다볼 땐 미소를 지어야 한다. 이미 아이는 근심표정의 옆모습만 보고 걱정이 전염된 상태인데, 아이를 볼 때 웃음을 지으면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과 같다.

역시 주의할 점은, 아이를 볼 땐 마음 속에 근심을 순간적으로 잊은 상태로 마음과 표정이 일치하게 미소를 지어야 한다.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새기면서…

교사이고, 부모라면! 아이를 대할 때, 이 정도의 마인드 컨트롤은 소양이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연습해서 극복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소양이다.

아이의 실수에 대해 불같이 화난 표정을 짓는 것 자체가 이미 한 차례 아이들을 꾸지람한 셈이다. 더하고 뺄 것도 없다. 이럴 땐, 그냥 아이가 혼자 생각할 정도 잠깐의 침묵이면 충분하다.

침묵의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 할 일이 있다. 표정으로 알아듣고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는 아이에게 꾸중까지 쏘아 붙이는 것이 과연 효과를 낼 것인지를 침묵이 유지되는 동안 자신에게 되물어 보아야 한다.

꾸중이 더 필요한 경우라고 판단이 된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꾸중은 이미 표정과 침묵으로 끝났다.

이제 대화로 정리할 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정리하면 끝이다. 정리가 끝났으면 표정은 다시 원래대로 돌리면 된다. 화난 표정을 유지하면서,  ‘그럼 이제 됐어’라며 끝내는 것? 마음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는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표정관리는 마인드컨트롤이 핵심이다.

 

 

글쓴이: 맥노턴

초등교사커뮤니티 '인디스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