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구한 답 보다, 내가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

원의 둘레길이를 구하는 첫시간. 직선으로 된 물체의 길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종이에 그려진 원의 둘레를 구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활동을 해 봅니다. 10가지 정도 찾아보는 활동인데, 같이 한 번 찾아볼까요?  

1) 지름의 길이 × 3.14

  엥?  (어떻게 저런 답이 한 번에 나왔지?)

2) 실을 풀로 붙여 떼어내 직선 자로 길이를 잰다.

3) 긴 포장지 끈을 동그랗게 맞추어 잘라낸 뒤 길이를 잰다.

4) 원 그리는 자(둘레가 이미 계산된)를 하나하나 맞추어 본다.

5) 찰흙을 모양대로 얇게 펴 바른 다음 굳혀서 바닥에 굴려 잰다.

6) 종이를 칼로 오려내 직선 자에 한 바퀴 굴린다.

7) 1mm짜리 컴퍼스로 원 주위를 걷게 하여 잰다. (디바이더를 말하는 듯)

8) 칼로 원을 조각조각 잘라 직선으로 배열하여 잰다.

9) 1mm짜리 모눈 조각을 원 둘레에 이어 붙여 몇 개인지 확인한다.

10) 개미의 허리에 실을 묶어 개미가 한 바퀴 돌도록 하고 시간을 잰 다음, 직선으로 가게 하여 개미의 속도 구해 곱한다.

  지금 이 방법은 우리 반 아이들이 토의하고 묻고 답하고 서로 보충하며 찾아낸 답입니다. 이 외에도 여럿 있었지만, 물을 붓고 얼려서 구하는 것처럼 중복되는 것들은 뺐습니다. 1)번 대답이 가장 먼저 튀어나왔고, 2)~10)번 방법을 구하는 미완성의 첫 번째 방법이 나오기까지 의외로 긴 시간동안의 침묵을 참아내야 했습니다. 10)번 답은 정말 천재적이지 않나요?

  처음엔, ‘개미 여러 마리를 놓는다’로 시작했습니다. 자꾸 기어가는 개미를 어떻게 재지? 개미를 기어가게 놔두고 거리를 재서…? 그게 어떻게 가능하니? 원에 꿀을 바르자. 꿀을 따라 기어가게 해서? 속도를 재! 선생님! 속도를 재서 거리를 구할 수 있어요? 가능하지…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얻어낸 답입니다. 이런 생각을 막는 여러 요소 중, 선행 학습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으니 답을 말하고 뇌를 꺼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습관은 정말 고쳐지지 않습니다. 이미 수학책과 익힘책을 다 풀어놓고, 다리를 떨며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생각을 잘 발표하지 못합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식으로 대답하기도 하고, 왜 꼭 굳이 저렇게 해야 하는지 반문하고는 합니다.

“다른 사람이 구한 답을 쉽게 얻는 건, 요리사가 어렵게 구운 쿠키를 공짜로 집어먹는 것과 같아”

라고 설명해 주지만, 그것과 이것은 다른가 봅니다. 선행학습에 길들여져 뇌 스위치를 장치한 아이들에게는 이런 탐구활동을 통한 계속적인 자극과 학원에서 배우지 않은 것들이 훨씬 더 즐겁고 자극적이라는 것을 심어주어야 하는 쉽지 않은 아이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글쓴이: 맥노턴

초등교사커뮤니티 '인디스쿨' 대표